풍성골에서 다리 공사와 도로공사를 통해 경제를 살려냈다는 소문은 언덕 넘어 나눔마을에도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나눔마을의 상황은 풍성골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나눔마을 역시 풍작으로 쌀값이 바닥을 쳤지만, 마을에는 당장 다리를 놓거나 길을 넓힐 만한 공사 현장조차 없었습니다. 마을 관청의 이장은 풍성골의 소식을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풍성골은 다리라도 다시 지었다지만, 우리 마을은 이미 모든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소. 일거리를 만들어주려고 땅을 팠다가 다시 메우는 짓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사이 마을 사람들은 당장 오늘 저녁에 끓여 먹을 쌀이 없어 굶고 있단 말이오."마을의 젊은 목수 동식이는 연장통을 놓은 지 오래였습니다. 집을 고치거나 가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바람이 차갑게 불던 해, 풍성골 마을에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마을 이름처럼 농사가 너무나도 잘 되어 논마다 황금빛 쌀이 가득가득 쌓였는데, 정작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이 마을의 쌀 농사꾼인 한석 씨는 가마니마다 쌀을 가득 채워 저울에 달아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올해는 쌀이 이렇게나 많이 수확되었는데, 왜 팔리지 않는 걸까. 쌀값이 반토막이 났는데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네."한석 씨의 창고에는 풍년으로 쌀이 넘쳐났지만, 정작 쌀을 팔아 돈을 벌지 못하니 과일이나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옷가지 조차 살 수 없었습니다.마을 상점가의 옷가게 주인, 대장장이, 신발 장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농민들이 쌀을 팔지 못해 돈이 없어서 쓰질 못하니, 옷도, 호미도, ..